한 번쯤 누구나 가고 싶은 나라 이탈리아. 뉴질랜드는 전원풍의 풍경을 지닌 나라이지만 아름다움과 고대풍이 살아있는 이런 나라를 여행지로 삼아서 돌아 본다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행작가 백상현이 소개하는
이탈리아 소도시의 아찔한 매력(한겨레).
소도시 여행은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지구촌 여행의 한 유형이다. 작지만 아름답고 속 깊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소규모 도시를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여행이다. 이런 소도시 여행은 유명 대도시 여행이 채워주지 못하는, 현지인의 삶과 문화에 더욱 밀착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낯선 여행자를 대하는 시선도, 무미건조하고 때론 차갑기까지 한 대도시보다 소도시가 더 정겹고 따스하다.
로마·피렌체·베네치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여행지가 수두룩한 나라가 이탈리아다.
항상 인기있는 이 도시들 말고도 이탈리아엔 남부 시칠리아에서부터 북부 산악지대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소도시들이 빼곡 들어차 있다.
고대문명 교차로 시칠리아 유적·자연 어우러진 이색 소도시들 촘촘
이탈리아의 소도시 중에서도 시칠리아섬 지역 도시들은 단연 독특한 아름다움과 풍요로운 유산, 다양한 먹을거리들로 여행자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수많은 고대문명의 교차로 시칠리아답게 고대 페니키아부터 카르타고, 그리스, 로마, 비잔틴, 아랍, 노르만, 아라곤왕국, 19세기 부르봉 왕조까지 역사상 화려했던 제국들이 이 섬을 거쳐 갔다. 수많은 문명이 이곳을 지배하려 했지만, 시칠리아인의 정신은 결코 굴복당한 적이 없다고 시칠리아인들은 딱 잘라 말한다. 그런 역사적 바탕 때문인지 시칠리아 사람에게 '이탈리안'이라고 부르면 욱하는 성향이 있다. 마피아의 본거지라는 오명으로 일부 여행자들이 꺼리기도 하는 곳이지만, 이곳을 여행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칠리아를 주저 없이 추천한다.
'작은 천국의 땅' 타오르미나
괴테는 그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타오르미나를 '작은 천국의 땅'이라고 말했다. 타오르미나는 마법과 신화의 공기 가득한 타우로산 높은 언덕에 둥지를 틀고 있다. 가슴이 탁 트이는 이오니아 바다를 앞에 펼쳐놓은 타오르미나는 일년 중에 여덟달을 수영, 윈드서핑,스쿠버 다이빙, 요트 세일링 등 수상스포츠와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한다.
먹거리는 어떤가. 진짜 과일처럼 생긴 전통과자 마르차파네, 달콤한 칸놀로, 그리고 토론치니(Torroncini, 누가), 만도를라(Mandorla, 아몬드), 과일과 벌꿀 등으로 만든 시칠리아 전통과자를 파는 가게 케르니는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신문에도 자주 실리고, 이탈리아의 유명 인사들도 많이 찾아와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곳이다. 타오르미나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최고의 명소는 바로 기원전 395년에 세워진 완벽한 말편자 모양의 그리스 원형극장이다. 푸른 시칠리아의 하늘 아래 반원형 객석인 카베아에 앉아 무너진 무대 너머로 연기를 내뿜는 에트나 화산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인간 문명과 자연 세계의 하모니가 연출하는 최고의 화음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타오르미나다.
화산재 위에 재건된 도시 카타니아
카타니아는 지금도 무시무시한 용암과 연기를 분출하는 에트나 화산으로 인해 불운과 축복을 동시에 받은 곳이다. 에트나 화산의 분출로 도시가 용암과 화산재에 뒤덮인 횟수가 무려 7번.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본 1669년 화산 폭발은 거의 1만2000명이나 되는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불굴의 영웅 카타니아인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도시를 일으켜 세웠다. 용암과 화산재 위에 재건된 도시라 그런지 카타니아의 건축물들은 어딘지 모르게 그 색채가 거무스름하다. 하지만 검고 칙칙한 색채를 한꺼풀만 벗겨내고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진주처럼 우아하고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카타니아의 중심인 두오모 광장에는 현무암으로 만든 코끼리분수가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코끼리의 표정이 분명 미소를 짓고 있다. 사람들은 이 코끼리분수가 무시무시한 에트나 화산을 진정시키는 마법의 힘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카타니아를 찾는 여행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볼거리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활기찬 아침 시장 풍경이다. 파르도 거리의 생선시장과 나우마키아 거리의 식료품 시장이 만드는 활기는 수많은 역경을 극복해온 카타니아인들의 저력이 만든 당연한 결과이리라.
꽃향기 과일향 가득한 에리체 중세 숨결 가득
중세 골목마다 달콤한 과자 향기, 에리체
해발 751m의 에리체산 정상에 있는 에리체는 중세시대의 축소판이다. 대리석으로 포장된 중세의 골목길과 회색빛 돌들로 건설된 성벽과 성당, 고대 비너스 신전, 그리고 주택들은 소박하고 고요하다. 마치 수도승들이 사는 산중의 수도원 같은 느낌이다. 에리체의 골목길을 걸으면 꽃향기와 과일향기가 난다. 시트론 잼으로 채워지고 설탕가루가 하얗게 뿌려진 달콤한 비스킷들과 그 과자들을 장식하는 꽃가지들과 작은 과일들로부터 또다른 향기가 퍼져 나온다. 그 옛날 '산 카를로 수도원'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수녀들에 의해, 시나몬 향기가 나는 무스타촐리, 통아몬드로 꽉 채운 소브리,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설탕가루로 덮은 부드러운 제노베시 비스킷 등 전통과자들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전해져온다.
윤기 나는 대리석 골목길을 따라 공기 중에 부유하는 비스킷 굽는 향기와 이 지역 전통요리의 향기가 뒤섞여 여행자들은 더욱 깊은 허기를 느끼게 된다. 파스타와 함께 바삭하게 구운 빵조각이 올려진 에리체 페스토, 지중해의 신선한 생선과 잘게 썬 아몬드를 곁들인 트라파니 쿠스쿠스 등 전통 지중해 요리에 에리체를 둘러싼 산허리 포도밭에서 나는 와인을 곁들이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후식으로 '수도원의 오래된 제과점'에서 전통 비스킷을 골라 먹으면 에리체 여행이 완성된다.
자료 : 한겨레, 글·사진 백상현/여행작가, <유럽 같은 국내 여행지>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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