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3~400년 전 근대 유럽 거품 경제 사건으로 본 한국의 부동산 광풍 - 부동산 폭등의 승자와 패자의 반격 이야기.
2020년 7월 11일 3~400년 전 근대 유럽 거품 경제 사건으로 본 한국의 부동산 광풍 - 부동산 폭등의 승자와 패자의 반격 이야기.
내가 사는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이지만 작금의 나의 조국 부동산 광풍, 그리고 이와 관련한 승자(투기꾼)와 패자(서민) 이야기 핵심을 잘 비교해서 너무나 즐겁게 희화화 한 기사가 있어서 발췌해 올려본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한 상황이 보인다면 돈 냄새를 맡은 투기꾼들에 의해 특정 상품의 가격이 급등한다. 그리고 기대반 불안반으로 뒤늦게 일반 서민들까지 투기대열에 합류하면 불과 3~4년 사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 때 투기꾼들은 손을 털고 나온다. 피해는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타자인 서민들 몫이다. 이 과정에서 무능한 정부와 약삭 빠른 정치인들도 같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정말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1. 세계 최초 거품 경제 튤립 파동(Tulip mania) 그리고 풍자화.
네덜란드 화가 얀 브뤼헐(1601~1678)이 1640년경에 내놓은 '튤립 광풍 풍자화'는 제목 그대로 세계 최초의 거품 경제로 기록된 '튤립 파동(Tulip mania, 1634~1637)'을 풍자한 작품이다.
튤립 광풍 풍자화 (사진=프란스 할스 박물관)
등장 인물은 사람이 아닌 원숭이로 튤립 투기에 발담근 이들을 희화화 했다. 다만, 원숭이로 묘사된 투기꾼들 사이에도 승자와 패자가 있다. 그림 왼쪽에는 일찍 투기에 뛰어들어 일확 천금을 얻고 발을 뺀 뒤 축배를 들고 있는 원숭이들이, 오른쪽에는 소위'상투'를 잡은 뒤 가격폭락으로 손해를 본 원숭이들의 처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일부 부유층이 과시용으로 기르던 튤립의 가격이 갑자기 폭등하기 시작한 것은 투기꾼들이 튤립에서 돈냄새를 맡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어느 순간 관상용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사라지고 투기 목적으로 튤립이 재배되고 거래되면서 가격은 무섭게 상승했다.
당시 최고급 튤립의 알뿌리 하나의 가격이 현재가치로 치면 9만유로, 한화로 1억 2천만원까지 치솟았고 이 역시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어느 부유층 집에 초대된 손님이튤립 알뿌리를 양파로 착각해 먹어 치웠다가 감옥살이를 했다는 웃지못할 일화도 전해온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부유층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투기꾼들이 튤립 가격을 천정부지로 띄워놓자 다시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바로 서민들이라는데 있다. 관련 문헌에 따르면 당시 돈벌이가 꽤 솔솔했던 숙련 장인은 물론이고 소득이 낮았던 하녀와 굴뚝 청소부까지 튤립 투기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2. 미시시피 계획(Compagnie du Mississippi) 거품 경제 사건
튤립 파동과 함께 근대 유럽 3대 거품 경제 가운데 하나인 미시시피 계획(Compagnie du Mississippi)은 투기를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투기를 부추기면서 국가 전체를 재정위기로 밀어 넣은 사건이다.
1717년 당시 프랑스 왕정은 늪지와 악어 천국인 미국 미시시피 하류를 기회의 땅이라고 속여 자금을 끌어모은 뒤 미시시피사(社)를 세운 스코틀랜드 출신 사업가 존 로에게 중앙은행 총재이자 재정부장관 자리를 맡겼다.
프랑스 왕정을 사로잡은 존 로의 든든한 배경과 화술에 넘어간 투자자들이 미시시피사의 주식을 마구 사들였고 주가는 시초가의 200배까지 뛰었다. 하지만 튤립 파동과 마찬가지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1719년 말부터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존 로는 중앙은행이 미시시피사 주식을 사들이도록 했고, 돈이 부족하자마구 돈을 찍어내며 왕정을 재정파탄으로 밀어 넣었다. 물론 미시시피 계획의 최종 피해자 역시 투기꾼들이 아닌 마지막까지 폭탄을 받아낸 서민들이었고 이는 수십년 뒤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됐다.
3. 한국의 부동산 광풍과 전망.
3~400여년 전 유럽에서 발생한 거품 경제 사건을 소환한 이유는 최근 몇년간 한국을 휩쓸고 있는 부동산 폭등 상황과 이 사건들이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한 상황에서 돈냄새를 맡은 투기꾼들에 의해 특정 상품의 가격이 급등한다. 기대반 불안반으로 뒤늦게 일반 서민들까지 투기대열에 합류하면서 불과 3~4년 사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때 투기꾼들은 손을 털고 나온다.
피해는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타자인 서민들 몫이다. 이 과정에서 무능한 정부와 약삭빠른 정치인들도 등장한다.
물론 한국 부동산 폭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절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조정받기는 했지만 결국은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부동산 폭등은 거품이 아니라 적정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또, 일부 다주택자들은 투기세력이 아닌 합리적인 투자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품이든 아니든, 투기든 투자든, 현재의 부동산 폭등은 결국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안겨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거 거품 경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 무주택자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무주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추격 매수에 나선 3,40대도 사실은 피해자다.
다만 근대 유럽 거품 경제 사건 당시 서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서민들이라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기만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근 분노한 여론에 화들짝 놀란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와 국회의원,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주택매각이 그 시작이다. 그동안 수 많은 비판에도 꿈쩍도 않고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을 즐겼던 이들이 드디어 부동산을 팔기 시작했다.
한 고위공직자는 "참여정부 당시 집값이 폭등할 때도 다주택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거셌지만 실제 주택 매각 지시가 떨어지거나 매각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면서 "아무래도 여론이 엄중한 만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공직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안정화를 원한다면 정부 여당부터 먼저 모범을 보이라는 여론에 공직자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정부여당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 그리고 오를만큼 올랐다는 시장심리의 변화 등에 힘입어 집값이 떨어진다면 지금 주택을 매각한 공직자나 일부 투기꾼들은 얀의 작품에 등장하는 왼쪽 원숭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들이 얻은 불로소득이 배 아플 수는 있지만 전체 가구의 절반인 무주택자, 그리고 더 나은 주거환경으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에게는 부동산 안정화가 더 좋은 일이다(자료출처 : 노컷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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