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강력 봉쇄(L4)하에 슬기로운 집콕 생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시사 칼럼 이 동석, 2021년 8월 29일).
뉴질랜드에 살면서 코로나-19 창궐 초기 초강력 봉쇄(L4)는 2020년 3월 25일부터 장장 4주하고 5일 연장해서 4월 26일까지 총 33일 경험했고, 그리고 2번째 2021년 들어 다시 지난 8월 18일부터 다시 4주(9월 14일) 예정으로 봉쇄(L4)중에 있다.
결코 달갑지 않는 이번 재봉쇄 정책, 우리를 더욱 삶의 희망이 없는 암흑의 세계로 인도하는 느낌이다. 이유는 그 동안 정부가 대부분의 아날로그 정책들인 봉쇄 Level2,3도 지루하게 작년에 이어 2021년 2,3월까지 몇 번 반복하다가 국경의 철저한 방역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 유입된 폭탄급 델타변이 바이러스라서 더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아무튼 각설하고 우리에게 "올 것이 또 온 것 같다".
지금 우리는 누구나 사람 접촉이 안되는 범위내 가벼운 동네 도보와 슈퍼 출입외에 집밖 출입을 통제하니 다들 지루한 집콕 생활, 불편하고 지루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더구나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을 접촉하지 말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형벌중에 제일 가혹한 형벌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사실, 작년 이 맘때쯤 우리는 내년 이 때쯤이면 백신 보급과 함께 코로나가 종식이 되어 모든 국가가 국경이 개방되어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복귀되리라 품었던 장미빛 희망은 오늘까지 온데간데 없어지고 헛된 꿈이었으니 허망하기 이를데도 없다.
필자는 요번 봉쇄(L4) 바로 전날, 코로나-19 팬데믹하 처음으로 국내선 비행기 타고 웰링턴에서 늦게 돌아오던 날이었다. 정확히 8월 17일날 늦은밤 우리가 접한 이 날벼락 뉴스는 아무런 준비된 것 없이 집콕 생활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작년에는 봉쇄 시행 2일전에 정부 발표가 있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정원에 뿌릴 수 있는 비료도 몇 포대를 사전에 구입했고, 장시간 집콕생활에 지루하지 않게 활짝핀 꽃화분에 집 수리에 필요한 자재 등도 다소 계획해서 구비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는데 요번에는 우리 모두에게 이마저도 박탈 당하고 접하는 정부의 강력 봉쇄(L4) 전환이다.
우리 속담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치망순역지, 齒亡脣亦支)"라는 말이 있다. 즉, 있던 것이 없어져 불편하더라도 그 자리를 또 무언가 매꾼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속담과 같이 없으면 대충하고 다른 것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은 드는데 그러나 이번 장기 봉쇄은 예전과 다르게 대충이나 불편함을 떠나 솔직히 힘들게 느껴진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집에서 무료함을 달래기에도 정신도 마음도 지난 세월의 똑같이 반복되는 봉쇄의 회상에 좋았던 그 시절에 누렸던 생각은 다 지워지고 역겨움만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준비없이 들어 닥친 새로운 삶 환경이란 누구에게나 늘 힘이 많이 든다. 특히, 사람이 사람을 만날 수 없도록 하면서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봉쇄생활, 만약 나에게 동반자인 아내가 없고, 악기 등 소싯적 닦었던 취미생활이 없고, 호미라도 들고 소일거리 할 텃밭이 딸린 집이 없고, 인터넷을 통한 뉴스 및 오락물 접근이 불가능했다면 아마 영락없이 교도소 감방 생활보다도 더한 지옥같은 생활로 접어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니 소름이 끼친다.
이왕 교도소 감방생활 이야기 나왔으니 필자의 이와 관련 교도소 이야기 잠깐 좀 풀어보자면, 필자는 젊었을 적 다소 쑥스런 이야기이지만 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청소년 교도소 학교에서 거의 1년여 동안 교사생활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교도소 청소년들은 공부를 하겠다면 낮시간대만 답답한 철창속의 감방생활에서 벗어나 교실에 모여서 자유로이 공부하는 것이 허락되었다. 즉, 저희와의 만남의 시간이 청소년들이 높은 담장밖 바깥 소식을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주어졌는데 이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그들을 보면서 구속된 교도소 생활이 얼마나 불편한 지를 직접 옆에서 피부로 느꼈다.
즉, 세상은 사람이 사람을 자유로이 만날 수 없게 제한하고 통제하는 것은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 같지만 죽는 자와 같은 생활과 같다는 생각에 젖어본다. 그래서 이번 초강력 봉쇄(L4) 정책,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책이 다소 가소롭기도 하고, 다소 무식하게도 느껴지는데 이 것이 과연 나만의 느낌일까?.라는 자문도 해본다.
물론, 정부는 작년에 봉쇄해 본 경험으로 봤을 때 소국의 섬나라에 인구 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 코로나 방역은 가능했을런지는 몰라도 영원한 코로나 종식은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좀 더 연구해서 요번에는 좀 더 계획성있고 다소 유화적으로 시스템화된 정책으로 접근해서 시행했으면 좋지 않았었나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또한 이왕지사 백신 접종도 그 동안 다소 서들러더라면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몇일 사이에 연일 쏟아져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든다(일시에 연일 코로나 확진자 발생 80명 수준이면, 고국의 인구 비율로 봤을 때는 800명).
그리고 다 알려진 바와 같이 섬나라 및 원주민이 많이 사는 오클랜드 남쪽 취약지역 먼저 신경써야 한다고 그렇게 아우성이더니만 이제서야 후회한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것들이 우리 모두들에게 더욱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다민족를 리드하는 뉴질랜드 정부 현주소인 것 같아서 쓸쓸한 맛이 더 난다.
아무튼 이번 봉쇄 정책에 우리도 미처 준비된 것이 없으니 하루, 이틀은 뭐 세 끼 적당히 먹으면서 스키장, 골프장 등 계획된 여가생활 작년과 같이 취소하면서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 및 오락물 접하다 보니 그런데로 집콕생활 지낼만 했다.
그러나 봉쇄 3,4일차 넘어 접어드니 옆집사람들도 필자도 서서히 지루함들이 급습들 해왔는지 다들 방에서 집밖으로 나와 서성이거나 잔듸나 깎는 모습들이 얼마전까지 기세 등등했던 병사들이 패잔병으로 잡혀 처량하기 그지없는 신세로 전락한 사람들같이 보이기도 한 것 같아서 애잔한 느낌도 들었다.
다들 준비없이 맞이한 봉쇄(L4), 속담으로 이야기했듯이 그러나 무료함을 달래는 효율적인 삶을 위해서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했지 않았는가?. 자재가 있어야 집을 고치고 운동 장소에 가야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간 조금이라도 거슬렀던 집안밖의 일을 리스트해서 오전에 조금씩 매일 꼼지락거리고, 오후에는 악기 들고 연습이나 하자. 이렇게 마음 먹었다.
그리고 당장 그간 다소 불편한 계단도 곡괭이(Pickas)로 파서 조정도 해보고, 남은 자재들로 기계 돌려서 계단 수리 등으로 집중하다 보니 일상의 시간이 현재까지는 예전보다 다소 빠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오전에 치워진 게라지에서 연장으로 소소한 것들 수리하며 좀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이어진 오후에는 좁은 공간이지만 게라지에서 넓은 골프장으로 생각하고 어프로치샵 공 100개 정도 때리니 몇 일만에 처음으로 등에 땀이 다소 베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아코디언 메고 연습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오곤하였다. 역시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시간은 사용하기 나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과 같아 다소 마음이 가벼운 느낌이 한 때나마 들었다.
물론, 덩달아 역시 계획된 것 없는 것 같은 집사람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오전에는 그림과 집안일을 오후에는 색소폰으로 다소나마 무료함을 나름데로 달래보려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2021년의 코로나 뉴질랜드 재확산. 작금에 백신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종식을 이미 포기한 국가도 있다는 등 별의 별 뉴스들이 나돌고 있지만 아무튼 악마와 같은 이 코로나 언젠가는 세계의 역사속 한 페이지로 넘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수 년전 스마튼폰이 탄생해서 새로운 세상을 바꾸듯이 코로나 종식이 되는 그 날 분명 인류에게 더 좋은 세상이 열리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당장은 다들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참고 소일거리하면서 즐겁고 긍정의 마인드로 건강하게 살자(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 사견을 전제로 쓴 글이기 때문에 의견이 다를 수 있음)
필자 : 이 동석(오클랜드 북부 실버데일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