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이라는 악기의 특징 중 하나가 바람통(벨로즈)이 있는 악기는
오르간도 있고 백파이프도 있지만, 그 바람통 사용법이 아코디언과는 확연이 다르다.
오르간과 백파이프는 바람통에 바람을 모았다가 한쪽 방향으로 만 소리를 낼 때 사용하지만,
아코디언은 왼팔로 바람통을 열었다.닫았다 조절하여 양쪽방향으로 소리를 낸다.
따라서 바람을 세게 넣으면 소리도 강한 소리가 나고 바람을 약하게 넣으면 소리도 연하고 부드러워진다.
바람통으로 이 소리의 강하고 연함을 잘 조절하여 소리를 낼 때 똑같은 곡,
똑같은 노래라도 전혀 다른 표현이 된다.
힘차고 씩씩한 행진곡이 될 수도 있고 애절하고 구슬픈 서정적인 노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코디언의 벨로징(Bellowsing)이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풀무질이라고나 할까.
아코디언으로 연주를 잘 하려면 바람통을 여닫는 풀무질을 잘 해야 한다.
바람통을 살며시 끊이지 않게 당기고 밀어 넣어 여리게(p:피아노), 매우 여리게(pp:피아니시모)
소리를 내야 하는가 하며,
때로는 세게 당기고 밀어 소리를 세게(f:포르테) 매우 세게(ff:포르티시모) 내기도 한다.
또한 특정한 소리에 강한 악센트를 주기도 하고, 바람통의 강약을 잘 조절하여 소리를
점점 여리게(데크레센도)하거나 점점 세게(크레센도) 내기도 한다.
이런 음악의 감정표현을 아코디언에서는 모두 바람통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감정이 살지 않은
음악은 생명이 없는 목석과 같다. 감동을 줄 수가 없다.
때로는 잔잔한 물결이 바람에 나부끼듯 조용하게, 때로는 거센 파도가 폭풍우가 몰아치듯 강하고
격렬하게 변화무쌍한 소리를 낼 때 음악은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
이것을 아코디언에서는 바람통이 한다. 따라서 바람통을 어떻게 쓰느냐가
아코디언 연주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람통을 잘 쓰는 데에는 일정한 요령과 노하우가 있다. 왼팔에 너무 힘을 주지 말고, 당겼을 때 바람통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처지도록 열어주고,
멜로디의 변화에 맞춰서 부드럽게 밀어 올려 닫아준다던가,
또한 악센트나 스타카토로 소리를 낼 때는 바람통을 미리 강하게 당기거나 밀면서 건반을 눌러야 하고,
되도록이면 람통을 길게 사용해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바람통을 짧게 열고 닫아주어야 할 때도 있다.
바람통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아코디언 연주 실력을 알 있다고 한다. 누구나 초보 때는 건반을 누를 때만 바람통을 움직이게 되고, 한두 음씩 소리를 내면서
여닫게 된다. 그래서 교본에는 처음에는 4박자씩 열고 닫게 하다가 나중에는 2마디씩 열고 닫도록 표시해서 연습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벨로징을 익히기 위한 기초과정일 뿐 일률적일수는 없다. 효과적인 벨로징은 음악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 익히고 터득할 수밖에 없다.
같은 음이라도 바람통을 열면서 나는 음색과 닫으면서 나는 음색에는 분명 미묘한 차이가 있다.
연주자에 따라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고 살려주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코디언의 매력은 바로 바람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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