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코디언이 좋은가(자료 : 아코디언 이야기).
다른 악기들에 비해서 그 태생(胎生)부터가 일천한 아코디언은 전통악기는 못된다.
어디 오케스트라에 아코디언이 있던가. 기타나 색소폰과 같이 아코디언은 클래식 악기의
서출(庶出)쯤 되는 그런 존재이다. 대중을 위한 서민의 악기라고나 할까.
아코디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피아노 아코디언 외에도 버튼
아코디언과 서부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콘체르티나(Concertina), 또 탱고를 위해 만들었다는
반도네온(Bandoneon)도 있다. 겉모습은 제각기 달라도 소리는 모두 아코디언의
독특한 음색이다.
아코디언의 그 독특한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 아코디언 속에는 마치 하모니카와 같이 생긴
리드 열(set of reed)이 있다. 그것도 2열 3열 4열이 저음(L)에서 중음(M) 고음(H)까지
개별적으로 또는 서로 조합되어 멜로디 소리를 낸다.
간단하게는 1열씩 클라리넷(Clarinet:M)이나 바순(Bassoon:L))의 단음에서부터 각 열이 조합되는데 따라 Harmonium(MM) Violin(MMH) Organ(LM)
Oboe(MH) Flute(MH) Saxophone(LMH) Pipe Organ(LMH) Bandoneon(LMM) Accordion(LMM) Musette(LH) Piccolo(H) 등 음색이 제각기 다른
각양각색의 소리를 낸다. 이것이 아코디언의 톤 스위치에 따라 바뀌고, 마스터(Master) 스위치를 누르면 모든 열의 소리를 다 낸다. 즉, 2열 악기는
2열 소리를 4열 악기는 4열 소리를 다 내는 것이다. 톤 스위치는 하나도 없는 것에서부터 2개~13개까지 있다.
따라서 아코디언은 리드 열의 수에 따라서 등급이 결정된다. 리드 열이 많을수록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톤 스위치도 많아진다. 또 2열 아코디언은
베이스 버튼 수도 적고 멜로디 건반 수도 적다. 일반적으로 12~48Bass는 2열에 24~30 건반이고 60~96Bass는 3열에 34~37 건반이며 4열은 120Bass에
41 건반이다. 물론 120Bass라고 다 4열은 아니고 2열도 있고 3열도 있으며 80~96Bass에도 4열이 있다. 또 5열 아코디언도 있고 145 프리 베이스도 있다.
그렇다면 리드 열이 많고 베이스 버튼이 많다고 좋은 아코디언일까. 같은 4열에 120 베이스라도 엄청난 가격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싼 것은 백여만 원이면 사는데 비싼 것은 천여만 원을 호가하니 말이다. 왜 그럴까. 같은 Harmonium Musette 소리라도 실제로 들어보면 악기에
따라서 음색이 확실히 다르다. 아코디언에도 분명히 명품은 있다.
소리의 세계란 묘한 것이어서 무어라 딱 꼬집어 표현할 순 없지만 좋은 소리가 있다. 이것은 오디오를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안다. 웬만한 오디오 세트를
갖추고 음악을 들으면서 충분히 즐기고 만족하다가도 좀더 좋은 소리를 한번 듣고 나면 자기의 오디오는 듣기가 싫어지고 불만이 쌓여 결국은 바꾸게 된다.
그래서 아파트 한 채 값이 되는 오디오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소리의 세계는 무한하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아코디언에도 지금까지 세계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브랜드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의 아코디언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에도
독일의 Hohner와 Weltmeister, 체코의 Delicia, 그리고 이탈리아의 Pigini Soprani Exelsior 그리고 중국제 등 여러 가지 이름의 아코디언이 있지만,
역시 많기로는 이탈리아제가 제일 많다. 이탈리아제는 알파벳 A에서 Z까지 모든 브랜드가 다 있는 아코디언 강국이다. Soprani에도 Paolo Soprani,
Settimo Sopani, Silvio Soprani, E Soprani, Soprani Inc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아코디언의 음색이 다양한 만큼 사람의 기호도 다양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가 따로 있다. 또 음악의 장르에 맞는 음색이 따로 있다. 가곡과 가요에
맞는 소리가 같을 순 없다. 블루스나 탱고에 어울리는 음색이 있고, 뽕짝의 간드러지게 넘어가는 리듬에 잘 어울리는 음색이 있다. 그 음색이 아코디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색을 잘 선택해야 한다.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고 값만 비싸다고 만족시켜주진 않는다. 최고급 아코디언은 리드 자체가
수제품(hand made)이고, Tone chamber, Cassotto, Vibrato 등 여러 기능이 있어 값도 비싸다. 이런 기능은 리드의 음정을 약간씩 다르게 조율하여
독특한 화음의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몇 백 년 전의 수제품 명품 바이올린이 수억을 하듯이 아코디언도 신품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악기란 적당히 길들여져야 한다.
더구나 요즘의 신형 아코디언들은 가볍게만 만들려고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써서 문제점도 있다. 또 과도한 인건비 때문에 Hohner도 중국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중국은 속칭 ‘짝퉁’의 천국이다. 벤츠 자동차까지 짝퉁을 만드는 판에 아코디언쯤이야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탈리아제 아코디언에도 짝퉁이 있다는 소문도 있고 보면 값만 비싸다고 함부로 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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